갓 태어난 아기를 본 적이 있나요? 쭈글쭈글한 피부에, 울거나 팔다리를 버둥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은 무기력한 존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에서는 아기들이 상당히 정교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밝혀 왔습니다. 영아기는 출생부터 24개월까지의 시기를 말하며, 이 시기는 일생에서 가장 빠른 신체적 발달을 이루는 1차 발육 급등기입니다. 출생 시의 신장은 남아의 경우 51.4cm, 여아는 50.5cm이던 것이 출생 후 24개월경에는 남아 87.9cm, 영아 86.9cm가 됩니다. 체중은 출생 시에 평균 3.4kg인데 24개월 후에는 4배 가까이 증가합니다. 영아기 동안에는
신체 발달뿐만 아니라 지각, 인지, 언어, 사회성 등의 영역에서 이후 인생에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발달이 이루어집니다.
아동기는 초기 아동기(2~6세)와 후기 아동기(6~11세)로 나뉘며, 이 시기 동안의 신체적 성장은 급속하게 일어나지 않고 꾸준한 성장을 보입니다. 살이 빠지고 팔, 다리가 성장하면서 머리와 신체의 비율이 성인과 유사하게 되어 갑니다. 초기 아동기에는 인지 능력과 언어가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기 시작하며, 도덕성이 발달하고 또래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후기 아동기는 논리적 사고, 읽기 능력, 자아, 도덕성, 또래와 우정 등이 증진되는 시기입니다.
지각 발달
갓난아기가 빙그레 웃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 초보 부모는 아기가 부모의 얼굴을 알아보고 웃는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신생아의 시각 능력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엄마의 자궁 안은 매우 깜깜해서 태내 발달 동안 뇌의 시각피질 발달을 도 수 있는 자극에 노출될 수 없기 때문에 신생아의 오감 중 시각 발달이 가장 뒤처져 있습니다. 갓 태어났을 때의 시력은 0.03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영아기 동안 시각은 빠르게 발달하여 6개월 즈음에 거의 성인 수준의 시력을 가지게 됩니다.
영아들의 지각 능력은 시각을 제외하고는 생애 초기부터 상당히 발달한 상태입니다.
청각 능력은 태내에서부터 발달하는데, 신생아들의 청각 능력은 성인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발달한 상태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신생아들은 여러 다른 청각자극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다른 여성의 목소리를 구분하고 엄마의 목소리를 선호한다(하지만 아빠의 목소리를 다른 남성의 목소리보다 선호하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성의 목소리를 남성의 목소리보다 아기 말투를 성인 말투보다, 자신의 모국어를 외국어보다 더 선호합니다.
신생아들의 후각과 미각도 상당히 발달해 있습니다. 좋은 냄새를 맡거나 단맛을 느끼면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 악취를 맡으면 찡그리고, 신맛을 보면 시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생후 6일이 되면 엄마의 젖냄새를 기억하고 다른 아기 엄마의 젖 냄새와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영아들이 다양한 냄새와 맛을 구분할 수 있으며, 특정 냄새와 맛에 대한 선호가 성인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촉각의 경우도 출생 시에 상당히 발달한 상태입니다. 신생아들은 입 주변, 손바닥, 발바닥 등의 부위를 만지면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자주 안아 주는 등의 촉각적인 자극은 아기의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조산아의 경우는 체중 증가에 도움을 줍니다.
인지 발달
피아제 이론
영아기 및 아동기의 인지 발달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피아제의 이론입니다. 피아제는 주로 자신의 세 아이의 발달을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출생에서부터 청소년기까지의 인지 발달에 대한 이론을 확립하였습니다. 동물학을 전공한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은 생물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피아제는 아동이 세상과 사물에 대한 체계화된 심리적 이해 방식인 도식의 개념을 도입했는데, 이러한 도식은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의 네 단계를 거쳐서 발달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피아제의 단계 이론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닙니다.
첫째, 각 단계의 도식은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감각운동기의 도식과 전조작기의 도식 사이에는 연속성이 없으며, 근본적인 구조가 다릅니다. 마치 애벌레, 누에고치, 나비가 질적으로 다른 체계를 가진 것과 비슷합니다.
둘째, 각 단계의 순서는 불변입니다. 각 단계는 항상 고정된 순서로 나타나고, 이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단계를 건너뛰는 발달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셋째, 각 단계는 보편적입니다. 각 단계의 도식은 모든 문화권의 아동들의 사고 특성을 반영합니다.
감각운동기
이 시기는 출생 후부터 2세까지의 시기에 해당합니다. 감각 운동기 동안 영아는 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감각 경험이나 물체를 조작해 보는 움직임을 통해 세상을 활발하게 탐색하면서 도식을 발달시킵니다.
피아제는 8개월 이전의 영아들이 대상 영속성을 이해하지 못함을 발견했습니다. 대상 영속성이란 사물이 현재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있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가방에 책을 넣고 책이 눈에서 보이지 않아도 책이 가방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을 말합니다. 피아제는 찾기 과제에서 영아들이 보는 앞에서 장난감을 천 아래 숨겼을 때 8개월 이후가 되어서야 영아들이 천을 치우거나 천 아래를 들여다보면서 숨겨진 장난감을 찾으려는 시도를 보이며, 8개월보다 어린 영아들은 이러한 행동을 보이지 않음을 발견했습니다. 피아제는 8개월 이후가 되어서야 대상 영속성을 획득하는데, 이는 감각 운동기의 중요한 발달 과업 중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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