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생애 발달 동안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다수의 이론이 존재합니다. 이런 다양한 이론 중 몇 가지 주요 이론을 소개할 것입니다. 인간의 발달은 매우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단일한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연구자들은 끊임없이 한 이론으로 설명하거나 혹은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찾아내어 다른 이론적 관점을 지지하거나, 부정하거나 혹은 통합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식의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발달에 대한 많은 이론이 있지만 대부분의 이론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주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 발달은 연속적인가 비연속적인가
다음은 36개월 된 문성이와 엄마의 대화입니다.
엄마: 문성이는 밥 먹죠. 강아지는 밥 먹어요?
문성: 네
엄마: 자동차는 밥 먹어요?
문성: 아니요. 기름 먹어요.
문성이는 동물과 자동차의 차이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앞의 짧은 대화 내용은 세돌을 맞고 있는 문성이에게 문성이가 알고 있는 생물학적 지식의 본질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문성이가 생물과 무생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일까? 문성이가 이해하는 방식은 어른이 이해하는 방식과 비슷할까? 이런 질문은 어린 아동과 성인의 능력과 행동의 차이에 대한 발달심리학의 중요한 쟁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발달심리학의 주요 이론은 발달적 변화의 본질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하나의 견해로 발달적 변화는 연속적인 과정이며, 아동과 성인은 질적으로 같은 종류의 기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연령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학습 혹은 성숙 과정에 의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복잡성이라는 것입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문성이의 생물학적 지식은 어른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생물과 무생물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지만, 평소에 자주 보지 못하고 친숙하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는 경험을 통해서 지식의 양을 점차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다른 견해로 발달적 변화는 비연속적인 과정이며, 아동과 성인은 질적으로 다른종류의 기제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을 수용하는 이론은 흔히 단계 이론이라고 부르며, 단계 간의 변화는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고유한 사고, 감정, 행동의 질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단계 이론에서는 계단식 발달을 제안하며, 발달적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일어난다고 봅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문성이의 생물학적 지식은 어른의 것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문성이는 생물의 본질(음식을 섭취하고 배설하며, 생식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관찰 가능한 표면상의 행동에 대해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발달은 하나의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가
비연속적 발달과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거치는 일정한 순서의 발달적 단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인지 발달 이론가인 피아제는 영·유아기에는 상징적 사고, 아동기에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논리적 사고, 청소년기에는 추상적인 대상에 대한 논리적 사고가 나타나는 발달 단계를 제안했고, 이러한 발달 단계의 순서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현대의 많은 발달 이론가들은 아동마다 각기 다른 유전과 환경의 독특한 조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발달이 다양한 경로를 따라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문명화된 사회의 대도시에서 자라나는 아동과 문명화되지 않은 원시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열대 밀림의 부족사회에서 자라나는 아동의 성장 경험은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개인주의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자라나는 아동과 집단주의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한국에서 자라나는 아동의 성장 경험도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타고난 특성이 환경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키가 작고 수줍어 하는 아동과 키가 크고 겁이 없는 아동은 전혀 다른 맥락에서 발달하게 됩니다. 키가 크고 겁이 없는 아동은 또래나 교사에 의해 다양한 신체적 활동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부여받는 반면, 키가 작고 수줍어 하는 아동은 도전의 기회보다는 다른 사람의 보호나 보살핌을 받는 환경에 처하기 쉽습니다.
천성과 양육은 어떤 상대적 영향력을 가지는가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는 타고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소가 있습니다. 유전과 환경 중 어느 것이 더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까? 이것이 바로 오래된 천성 대 양육 논쟁입니다.
모든 이론이 천성과 양육 둘 다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어느 것을 더 중요시 여기는지는 이론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는지에 따라 개인차의 변화에 대한 입장이 다릅니다. 천성을 더 중요시하는 이론은
능력이나 행동의 안정성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이론은 아동의 언어 능력, 성격, 지능 등이 성인기에도 유사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환경을 더 중요시하는 이론가들은 주로 인생 초기의 발달 환경이 평생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에 모국어나 외국어에 노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후의 언어 발달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받은 아동은 이후의 긍정적 인간관계를 경험하더라도 심리적인 극복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에 대해 좀 더 낙관적인 이론가들은 인생 전체에 걸쳐서 새로운 긍정적 경험은 발달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절충적인 견해
현대 발달심리학자들은 앞의 세 가지 주요 문제에 대해 양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절충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속적 · 비연속적 발달이 모두 일어난다고 믿기도 하고, 보편적인 발달과정과 개인 또는 문화 특정적인 발달과정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음도 밝혀 왔습니다. 그리고 유전과 환경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발달적 변화를 유도합니다.
댓글